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이 2월 4일부터 시행됐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소생,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본인 결정이나 가족 동의를 거쳐 더 이상 연명 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진통제 투여, 영양, 물, 산소 공급’은 중단할 수 없도록 했다.

환자의 생명연장을 위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등 4가지 연명치료 의료행위를 받던 임종 과정에 있던 환자가 평소 죽음에 관련해 본인 의사표명과 해당 분야 전문의와 가족 2명 이상의 일치된 진술로 환자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실시한다.

하지만 환자 사망 후 책임 소재를 두고 의료진과 보호자 간에 마찰이 있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할 장치는 마련했는지 의문이다. 현행법에 아직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삶과 죽음은 하늘의 뜻이다.

회생할 것 같지 않았던 환자가 살아나는 기적도 있을 수 있는데 머지않아 안락사도 허용될까 두렵다.

자살에 가까운 ‘적극적 안락사’는 질환의 유무와 관계없이 회생에 가능한지 아닌지 관계없이 환자의 요구에 따라 의사가 의도적으로 환자에게 의약품을 투여해 죽음을 앞당겨 고통 없이 삶을 마감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환자의 의사표명 능력이 있을 때, 환자가 의사표명 능력이 없으나 가족이 환자의 의사표명을 할 수 있을 때, 환자가 의사표명 능력이 없고 가족이 환자의 의사표명을 할 수 없을 때 모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다.

환자가 회생이 불가능한 임종기, 수개월 안에 사망할 말기환자에 대해 전문의사의 의학적 판단과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와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미성년자인 경우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의 결정 등 준비가 필요하다.

법제화가 되기까지 사전에 시험단계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에 따른 후유증과 문제가 제기될 것이 우려된다.

의사의 사전 지시가 없는데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는 환자의 평소 가치관과 신념에 따른 절차와 혹은 가족 전원의 합의가 있어 연명의료를 합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 그래도 인간 존엄성을 철저히 되짚어봐야 한다.

존엄사는 환자의 권리를 신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그렇지만 유산상속이나 보험금을 노리고 삶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존엄사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금전적 이익을 위해 환자의 처해있는 사실과 다르게 환자의 생사를 결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법의 취지에 상반되는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법제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떤 경우라도 정부 심의기관을 엄정한 판단을 거쳐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의료비용뿐 아니라 보험관계 상의 모든 허점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행하는 것일까.

험하고 각박해지는 세상에 인간이 생을 다하는 순간도 욕심을 채우는 교묘한 수단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노용국 기자  rohyk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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