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노용국

어느 소방관의 기도문이다. “하나님이시여, 제가 업무의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만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하나님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신속하고 안전하게 손길을 내어주는 국민의 든든한 버팀목인 119 소방관. 그런 든든한 소방관이 사고에 이해 희생한다면 국민 모두가 안타까움에 젖는다.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소재 석란정에 화재가 발생해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붕괴된 건물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릉소방서 경포119센터 소속의 이영욱 소방위는 30년차, 이호현 소방사는 입사 1년차 신입소방관이다. 두 소방관은 1차 화재 진압을 마치고 잔불을 정리하던 중 정자가 무너지면서 매몰돼 곧바로 구조됐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너무 안타깝다. 두 영웅에게 국가유공자 지정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지만 허망하기만 하다.

지난, 7월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돼 42년 만에 소방청이 다시 부활되고 독립된 육상재난의 총괄대응 책임기관으로 거듭나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대들보 역할을 하고자 역량강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1년 9·11 항공기 자살테러가 일어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펜타곤 빌딩에서 당시 많은 소방대원과 의료진이 수십 층을 걸어 올라가 구조를 하던 영웅적인 활동을 기억한다. 당시 미국 어린이의 장래희망 1위가 소방관이었고 지금도 미국의 어린이는 경찰관, 군인, 소방관 순이다. 소방관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위급한 때 생명을 지키고 구하는 일에 큰 가치를 두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영웅처럼 생각하는 그 나라의 풍토일 것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도 유년시절에는 경찰차, 소방차를 가지고 놀다가 성장하면서 잊혀가고 장래 희망으로 연예인, 운동선수, 의사, 변호사 등을 선호한다. 이유는 유년기부터 부모의 과잉보호와 내 자식이 어려운 직업보다는 편한 직업을 선택하게 하려는 교육 때문이 아닐까.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민 속의 국민이다. 이제 더 이상 희생되는 소방관은 없기를 소망한다.

노용국 기자  rohyk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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