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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밀집 지역의 방음벽, 보완책 절실김연진 용이동 신흥마을 14통장

본인이 사는 용이동에서 방음벽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유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 15일 오전 대통령선거 낙선 인사를 하러 이동 중에 높은 방음벽 안의 인도를 못 찾고 방음벽 밖으로 걷던 민주당 시의원 입후보예정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던 관광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운전자는 이분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안성 톨게이트 입구를 지나 평택 쪽으로 진입하는 38국도변 B아파트 앞에 방음벽이 세워지자 우리 마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험과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마을로 진입하려면 38국도 B아파트 앞에서 우회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길 옆으로 바로 붙은 방음벽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놓는 것도 모자라 흔한 말로 ‘개구멍’까지 만들어 운전자들이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위험한 도로에 시민들이 많은 불만을 토로해 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본인은 소사벌 지역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진행됐던 동부고속화도로 개설을 위해 아파트 주거 밀집지역 가까이 정온시설(소음・진동제거 시설)의 일환으로 계획됐던 방음벽을 철폐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벌인 바가 있다. 동부고속화도로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며 필자는 소음 차단의 효과는 미미하고 도시의 흉물이 되고 자칫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방음벽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100만 도시를 꿈꾸는 평택시의 지속가능한 미래, 나와 가족, 이웃과 마을을 위해 방음벽 대신 지하차도 건설을 행정에 요구하며 시민운동을 전개했었다. 이 결과 애초 계획된 방음벽을 시민과 행정, 정치권의 노력 끝에 지하화의 형식을 갖춘 복개도로로 변경시키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사고가 난 B아파트 앞 방음벽은 설치 때부터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교통 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도로변에는 필연적으로 교통 소음이 발생해 법적 데시벨을 넘기는 경우 방음벽 등의 정온시설의 설치가 의무화된다. 대다수의 아파트 시행・시공사가 방음벽을 설치하는 이유다.

설치된 방음벽의 위치도 유심히 살펴보면 아파트-방음벽(아파트 경계선)-완충녹지-인도-차도의 순서로 아파트단지 내 방음벽 가까운 저층 일부 세대들은 시야가 막혀 조금 답답한 면이 있을지라도 단지 밖 도로에서 보면 완충녹지와 인도로 인해 운전자들의 시야가 확보돼 멀리서도 보행자를 확인하고 위험을 쉽게 감지해 낼 수 있는 보다 안전한 구조다. 아파트 경계선에 세워진 방음벽의 유지 관리는 해당 아파트의 몫이다.

하지만, 38국도변 B아파트 앞 방음벽이 설치된 위치는 어떠한가. 아파트-완충녹지-인도-방음벽-차도의 순이다. 여타 아파트들은 아파트 경계선에 방음벽을 세운 반면 이곳은 아파트 사유지가 아닌 완충녹지와 인도 밖으로 방음벽이 세워졌다. 유지관리 또한 아파트 몫이 아니다.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생각하면 그런 요구를 할 리 없겠지만, 형평성의 문제로 다른 아파트들도 인도 밖으로 방음벽을 세워달라고 요청하면 들어 주는 것일까?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완충녹지와 인도를 막아선 철옹성 같은 높은 방음벽. 고층 아파트가 있는 인구 밀집지역 더구나 인근에 대형 쇼핑센터가 있어 사람들 통행이 빈번한 국도에 고속도로에서나 볼 수 있는 차도와 딱 붙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기형적 방음벽이 설치된 것이다. 방음벽 옆을 지날 때마다 시야를 가리는 하늘까지 치솟은 듯한 방음벽의 위압감으로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은 덤이다.

이뿐 아니다. 방음벽 구간의 완충녹지와 인도, 띠 녹지 등은 시민 모두의 공공재임에도 막아버렸다. 방음벽 안의 나무들은 통풍과 빛의 문제로 점점 쇠약해질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의 분진, 미세먼지 차단의 기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방음벽 안의 인도가 음침해져서 다니기가 위험하다는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더구나, 방음벽은 또 다른 위험과 사고에 노출되기도 한다. 2019년 가을 태풍 때 필자가 사는 마을 아파트 방음벽이 강풍으로 심하게 흔들리며 방음벽 인근 저층 세대들은 공포에 떤 적이 있다. 결국 일부 파손되어 날아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도 있어 방음벽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국립환경연구원에서 방음벽은 소음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아 방음벽의 설계목표가 되는 수음점이 중・고층으로 향해 소수의 저층 세대에는 약간의 소음 저감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긴 어렵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충분한 교통안전 대책 없이 잘못된 위치에 세워진 방음벽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시민 모두가 알게 됐다. 기형적 방음벽에 대한 보완책을 숙고해 주길 행정 당국에 요구한다.

평택시대신문  pt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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