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김진운

 오산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 남성이 머리에 부상을 당했다. 신축건물 3층 외벽에서 작업을 하던 그 남성은 안전모도 없었다. 방심하는 사이 아차 하는 한순간에 밑으로 추락했다. 머리가 심하게 다쳤다.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뇌가 부어올라 두개골을 절개해야만 했다. 그 후로 그는 식물인간이 됐다. 2년여를 병원에서 그 상태로 있다가 운명했다.

평택의 한 여성은 희귀병(당시 의사의 말)을 앓았다. 멀쩡한 기도에서 자꾸 새 살이 돋아 기도를 막았던 것. 수술을 해도 기도에 자꾸 새 살이 돋자 기구를 설치해 기도를 넓혀 호흡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통에 겨워하던 그는 며칠 뒤 숨을 거뒀다.

의사는 1%의 회생 가능성만 있어도 치료를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의미 없이 병상에 누워있다면 당사자에게도 고통이고 가족에게도 힘든 일이며 병원비 등 금전적으로도 피해를 본다.

지난 7월 ‘웰다잉법’이라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시행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8월 4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내년 2월 본격 시행된다. 웰다잉법(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가 자기결정권에 근거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웰다잉은 존엄사나 무의미한 생명연장을 거부하는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존엄사는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 대해 인공호흡기 등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적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연명의료결정법 제1조는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와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및 그 이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안에서는 연명치료 중단 대상 환자를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로 규정했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인지는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으로부터 의학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

연명의료는 생명은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연명의료가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 치료 효과 없이 사망 시기만 지연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하는 의미 없는 의료행위라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진운 기자  pt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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