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여담

사장 김진운

1920년 만주의 훈춘에서 일본군이 조선 동포를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청산리에서 독립군에 패한 보복으로 주민 5천여 명을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학살한 사건이다.

장덕준은 간도의 현장에 도착해 “빨간 피덩이만 가지고 나의 동포를 해하는 자가 누구냐고 쫓아와보니 우리가 상상하던 바와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고 첫 소식을 보내왔다. 그는 “살풍경이 일어나 공포의 기운이 가득한 간도 일대에는 죄가 있고 없고 간에 남녀노소가 살육의 난”을 당하고 있는 광경 등 일군의 만행을 취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 일본인 두세 명에 불리어 나간 후로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는 우리 언론사상 첫 순직 기자다. 당시 나이는 29세였다. 장덕준은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를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2017년 6월의 독립운동가로 장덕준 선생을 지정했다. 동포 학살의 참극을 알리려다 일제에 암살당한 순직 기자인 장덕준 선생은 언론역사상 다섯 유공 언론인 중 한 사람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은 현충일과 6·25전쟁, 연평해전이 일어난 6월을 기념하기 위해서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는 각종 행사를 실시해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공을 세운 사람과 유족에게 생계보조비 지급이나 취업알선 등 적절한 조처는 일종의 국가적 보은행위다. 지원 사업을 통해 국가유공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해 보람과 긍지를 함양하고, 일반국민에게는 호국의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복지재단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내 국가유공자 절반 이상이 보훈지원정책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보훈보상금 인상 등 대부분 금전적인 지원을 원했다고 한다. 수혜 당사자들이 금전적인 지원을 원하는 이유는 고령에다 각종 수당이 유일한 소득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 기념사에서 국가보훈처의 위상강화를 위해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 기억하고 기리겠다고 말했다.

6월 호국보훈의 달, 국가에 공헌과 희생을 한 국가유공자가 명예를 지키며 자부심을 갖도록 하면서 국민에게 애국심을 고취하도록 하는 빠짐없는 지원정책을 기대한다.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안중근 의사를 다시금 생각하며.

김진운 사장  pt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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