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죽음 문턱서 살아난 후 제2 인생은 봉사하는 삶

경기도 지체장애인협회 평택시지회장으로 내정

평택시주민자치협의회 회장 1월17일 취임예정도

KB손해보험평택이충동영업소 김현동 소장이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평택시 지회장으로 내정됐다. 그가 개인이 명예나 위상보다 평택시 장애인을 위한 봉사의 길을 열고자 노력한 대가다.

김 소장은 오른손 전체가 의수에 의존하는 지체장애 2급 장애인이다. 첫 사회생활 시작으로 입사한 제지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작업 중 기계에 손이 말려들어가 손등 밑으로 다섯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사고 당시 33살 나이에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었다는 시련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숱한 인고의 세월을 지켜온 김 소장. 노력 없이 이뤄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삶을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이 험준한 세상을 방황과 낙심으로만 주저하며 보낼 수는 없었다. 제2의 인생에 도전했다.

겉보기엔 멀쩡해 뭇 사람이 처음 대면할 때는 모르지만 악수를 나누는 순간 그가 장애인인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별다른 의식 없이 지나치며 그때마다 의연함을 잃지 않고 당당하고 여유롭게 보여 비장애인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제2의 인생은 봉사

김 소장은 어차피 실수로 사고를 입었지만 이대로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는 혼수상태를 경험했다. 그 후 덤으로 사는 삶이라 생각하고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는 날까지 더욱 열심히 살아 가족과 사회 그리고 자기와 같은 장애인을 위한 삶을 사는데 전념하겠다고 결심했다.

“사고 당시 망연자실한 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실의에 빠지기 보다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평생을 살자면 자신감 꼭 필요했습니다.”

그는 장애를 딛고 보험실적 년 매출 25억 달성했다. 이정도면 인생 대역전이다. 자신에게 잘 했다고 칭찬해도 손색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이제는 봉사를 다짐한다.

“장애인을 위해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에 이제라도 접하게 돼 감사합니다. 장애인이 편견 없는 세상에서 떳떳하게 살 수 있고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 보다 선두에 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무언가 작은 일이라도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힌다.

장애인 자립을 목표로

장애는 신체 중 불편한 어느 한 부분인데 거기에 다른 더 많은 부분이 묻혀 삶의 용기를 잃는다면 장애는 극복할 수 없다. 한 번의 실수가 사고로 이어져 장애자가 된 비통함은 아무도 모른다. 이미 일어난 사고인 것을 어쩌랴. 평생을 장애자로 살자면 하루 빨리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 이마저 잃는다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

김 소장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선천적인 장애가 아니라도 누구나 살아가면서 장애를 입을 수 있습니다. 저에게 장애는 육체적인 일상생활에서 다소 불편할 뿐입니다. 장애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자신의 힘들고 불편함보다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사회적 냉대입니다”라고 밝힌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편견 없는 사회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장애를 보는 시각이 바르지 못하거나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비장애인이 있다면 그건 인권유린입니다. 장애인도 인권이 있고 꿈과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뀝니다. 비장애인의 인식 전환이 장애인에게 자립정신을 심어줄 수 있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또 장애인 인권 실현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됩니다. 지회장이 되면 잘못된 인식과 제도를 개선하고 장애인이 홀로서기 하는 데 앞장 서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더 큰 봉사 꿈꾸며

인생역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김 소장은 사회생활에서도 계급장이 하나씩 늘었다. 평택로타리클럽 회장, 중앙동녹색발전협의회 회장, 중앙동주민자치위원장, 중앙동체육회 부회장, 평택시바르게살기 위원장 등 봉사로 다져진 이력이다.

김 소장은 현재 국제로타리 3750지구 평택1지역 대표로서 지역민의 소외된 구석구석을 돌보고 챙긴다. 아울러 22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대표하는 평택시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으로 당선돼 1월 17일 취임식을 예약해 두고 시 발전에도 큰 뜻을 품었다.

평택시는 김 소장이 30년 넘게 살아온 제2의 고향이다. 이곳에 내 가족이 있다.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주어진 봉사의 길이 내 인생에 주어진 임무요, 바른 길이 될 것이라고 다짐하는 그의 모습엔 힘찬 용기가 서려있다.

노용국 기자  rohyk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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