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가에 주목

몇 해 전만 해도 상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 적이 있었다. 5~6평짜리 상가에서 수십만 원의 월세는 물론 수 천만 원대의 프리미엄까지 챙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상가경기는 일부 목 좋은 도심을 제외하곤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신도시와 지방 중소도시 일부는 슬럼화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상가도 여럿 있다.

이렇게 상가시장이 악화된 데는 소형 상가보다는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구매성향 탓이 크다. 이 때문에 상가 역시 잡아 두기만 하면 저절로 붍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퇴직금과 여유자금으로 고정수익을 노린다면 소규모보다 대형 상가에 주목해야 한다. 상권 규모가 큰 대형 상가의 주변에는 유관 전문업종 점포가 많고, 대량구매와 판매가 용이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상권의 활성화가 쉽게 형성할 수 있다.

대표적 상가가 서울 도심의 동대문, 남대문, 명동 일대 대형 쇼핑몰들이다. 이들 쇼핑몰은 거의 초현대식 시설과 전문업종으로 무장되어 있다.

소점포 창업을 준비하는 자영업 희망자는 분양상가보다는 임대상가가 유리하다. 서울지역의 대표적인 고소비 상권의 상가 권리금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소비성향을 보이는 지하철 역세권이나 대학가 상권 내 점포도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비교적 싼 임대가로 좋은 점포를 구할 수 있다.

상권이 양호한 지역 내 상가일수록 고객이 많으므로 안정된 투자를 원할 때는 이미 상권이 형성된 도심지 번화가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상권 성숙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동일 업종과의 경쟁이 치열하고 자금이 더 들지만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입지여건이 가장 중요

상가는 입지여건이 가장 중요하다. 교통여건을 잘 살펴보고 가능한 한 넓은 주차장을 확보한 대형 전문상가를 골라야 안전하다. 입지여건이 좋은 상가를 고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가 유형별 특징을 분석하고 분양업체의 과장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배후세대가 많고 가구 당 점포면적이 0.5평 이하가 되어야 수익성을 기대할 만하다. 이때 40평대 이상의 대형 가구가 많은 아파트보다 20~30평대 소형 가구가 많은 단지가 유리하다. 작은 평형에 사는 서민층은 단지 내 상가 이용횟수가 많기 때문이다. 배후 아파트 단지가 최소 500가구 이상은 돼야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근린상가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대형 업체들과 경쟁을 벌인다거나 하여 상권이 쇠락할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상가를 분양 받기 전 인근 상권 분석을 통해 수익성 여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중복업종이 많다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가 분양을 받을 때는 사업부지 매입 확인과 함께 건축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분양하는 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상가, 오피스텔 등에 대한 후분양제가 시행돼 투자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기는 하지만 사기 상가분양 현장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 본인이 토지 관련서류를 확인하고 상가 소재지 관할 지자체 건축허가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행사 재무구조를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상가 분양대금은 보증이 되지 않으므로 시행사에 문제가 생기면 분양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계약은 분양 대행업체와 하지 말고 반드시 시행사와 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 핵심 포인트 )

서울 동대문･남대문의 재래시장 상인들은 4명 가운데 1명 이상(26%)이 하루 평균 100만 원 이상을 팔고 있다고 한다. 입점 상인들의 평균 장사경력도 9.4년으로 긴 편이다. 이렇게 경기부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영업을 하는 이유는 상가가 많이 모여 있어 다른 상가에 비해 경기 영향을 덜 타기 때문이다.

대형 상가의 장점 중 하나도 고객의 상가 이용률이 꾸준하다는 것이다. 상가가 클수록 상품구색을 잘 갖춰놓아 고객 내점률이 높다. 상가가 많으면 경쟁력이 뛰어나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 상가 투자는 많은 상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어야 매출과 수요도 많다.

김형선  pt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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