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투(#Me Too)”는 2017년 10월 미국에서 벌어진 성추행과 성폭행 등의 행위를 고발하고 그 고발에 동참하기 위해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나도 당했다”, “나도 그렇다”는 뜻의 슬로건이다.

성범죄 피해자가 용기를 내 공개적으로 나서서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폭로를 하는 행위를 보고, 나도 저런 경험이 있다고 고백해 사회 부조리를 없애기 위한 동행인 것이다. 그렇게 한사람과 또 다른 한사람의 목소리가 전파하면서 시정돼 믿음이 가득 찬 행복한 세상을 추구하는 과정은 맞다.

우리나라에도 ‘모, 검사’와 ‘모,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시발점이 돼 SNS를 타고 사회적 이슈로 방방곡곡을 강타하는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미투(# Me Too)’를 다루는 방법에 심사숙고해야한다.

사건 전모를 파악하기도 전에 법적절차가 마무리가 되기도 전에 세상에 낱낱이 알려지면서 자살로 생을 포기하는 일이 생겼다. 천륜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무책임함도 이해가 안 되지만 이를 공공연하게 세상에 민낯을 드러내는 정치권과 언론도 한번쯤 심도 있게 짚어봐야 한다.

잘잘못을 규명하자는 것인지, 무조건 공개하고 보자는 것인지 의문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꿈꾼다면 서로가 믿음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변모하는 사회정의에는 우리가 선택한 정치인의 몫이 크다. 따라서 그들은 중심을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사회 일각에서 전쟁이라는 단어를 흔히 접하다보니 너무 익숙하다.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라서 대수롭게 여기는 불감증인가? ‘조직폭력과의 전쟁’, ‘적폐청산과의 전쟁’ 대수롭지 않게 전쟁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현대사회에서 계층 간의 갈등해소가 어려운 것은 서로가 추구하는 정치성향과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차이가 ‘전쟁’이란 단어에 불감증을 갖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어수선한 속에서도 다소 손해 보는듯한 일도 슬기롭게 넘기고 쓴 것을 마다하지 않는 지혜로운 국민이 있어 다행이다. 국민은 후회할 일 찾아서 방지하고 추스르며 인내하는데 잘못한 당사자는 결국 속수무책으로 죽음 앞에서 삶을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 아닌가?

‘미 투(# Me Too)’의 당사자의 자존심이 엉망진창인데 무책임한 가해자는 애절하게 생을 접는 순간 이를 그냥 넋 놓고 볼 수 밖에만 없는 가족의 처절함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네티즌의 반응도 삭막하다. 물론 표현의 자유가 있고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과하다는 생각이다. 피해자의 자존심도 이해해야한다. 한편 이유를 불문하고 사람이 죽었는데 유가족의 슬픔은 살을 도려내고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 가득한데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고 정부와 정치를 비난한다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가?

네티즌의 댓글에 정부를 탓하고 여당이 어떠니? 야당이 어떠니? 한 줄씩 보다가 끝까지 보게 되지만 제발 좀 생각을 갖고 표현하라고 권하고 싶다.

국민은 날마다 신선하고 새로운 뉴스를 접하고 싶은데 한심하기만한 피해자의 아픔과 유가족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럴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고작 비유한다는 말이 정부 탓, 여당 탓, 야당 탓만 할 것인가?

‘미 투(# Me Too)’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지만 이로 인해 더 큰 피해가 없어야 하는 일도 중요하다.

지금 온 국민은 남북회담에 기대와 희망이 가득하다. 1972년 7·4 공동성명 때 첫 만남에 국민도 놀라고 세계도 놀랐지만 어느덧 분단 70년이 넘었다.

이번에는 확실한 대안으로 비핵화라는 의제를 분명히 할 대책을 강구하는 분위기인데 전쟁이란 소름끼치는 용어도 근절하고 ‘미 투(# Me Too)’라는 아픔도 잘 치유될 수 있도록 믿음을 갖고 그들 피해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

노용국 기자  rohyk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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